눈 내리는 보성의 밤 눈 내리는 보성의 밤 / 이찬 시월 중순이언만 함박눈이 퍽퍽 보성의 밤은 한 치 두 치 전설 속에 깊어간다 깊어가는 밤거리엔 누구얏 소리 잦아가고 압록강 굽이치는 물결 귓가에 옮긴 듯 우렁차다 강안(江岸)엔 착잡(鑿雜)하는 경비등 경비등 그 속에 반짝이는 삼삼(森森)한 총검 포대는 산벼랑에 숨죽.. 글/시 2011.01.11
깃발을 내리자 임화 저 노름꾼과 강도를 잡든 손이 위대한 혁명가의 소매를 쥐려는 욕된 하늘에 무슨 깃발이 날리고 있느냐 동포여! 일제히 깃발을 내리자 가난한 동포의 주머니를 노리는 외국 상관(商館)의 늙은 종들이 광목(廣木)과 통조림의 밀매를 의논하는 폐(廢) 왕궁의 상표를 위하여 우리의 머리 위에 국기를.. 글/시 2011.01.11
향수 황금빛 들녘... 가을이 깊숙히 내려앉아 있는 농로(農路) 한켠에 자리잡은 사생회원들이 가을풍경을 화폭에 담아내기 시작하는 초가을의 보룡리는 그림처럼 곱습니다. 벼메뚜기가 뛰어다니고 나비가 날아드는 시골 한적함 속에는 세월 풍파가 핥고 지나간 황토벽과 찢어진 지붕 틈새로 가을이 스며드.. 글/시 2011.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