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시

눈 내리는 보성의 밤

酒樂人 2011. 1. 11. 13:05

눈 내리는 보성의 밤   /   이찬  

 

 

시월 중순이언만  함박눈이 퍽퍽

 

보성의 밤은 한  치   두  치  전설 속에 깊어간다

 

깊어가는 밤거리엔 누구얏 소리 잦아가고

 

압록강 굽이치는 물결 귓가에 옮긴 듯 우렁차다

 

 

강안(江岸)엔 착잡(鑿雜)하는 경비등 경비등

 

그 속에 반짝이는 삼삼(森森)한 총검

 

 

포대는 산벼랑에 숨죽은 듯 엎드리고

 

그 기슭에 나룻배 몇 척 언제나의 도강을 정비코 있다

 

 

오 북만의 15도구 말없는 산천이여

 

어서 크낙한 네 비밀의 문을 열어라

 

 

여기 오다가다 깃들인 설움 많은 한 사나이

 

들어 목메던 그 빛 그 소리로 한껏 즐거워 보려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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