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있으면 설 명절로 부산 할 텐데 생각은 계획들로 어지럽고
주방으로 쏜살같이 움직여야 할 몸은 정작 쇼파 지남철에 턱
붙어 일어나고 싶지 않아 한다.
얼마 전 다녀온 설산만이 아롱거린다.
바람을 동반한 싸릿눈이 얼굴을 들지 못하게 하던 비로봉정상
부리나케 내려와 때늦은 점심을 먹던 기억
손시려 외치면서도 젓가락 놓지 않고 열심히 먹었던 기억
지금 오른팔이 뻐근한 이윤 정상에서 급경사로 인해 아이젠도 제 구실을 못해
엉덩방아 찧어 살겠다고 로프만 붙잡고 내려오던 기억까지....
강원도 오대산 왕복 10시간의 긴 루트
정복당하기 위해서 산을 가는지 정복 하러 가는지 소시 적에는 정복 했을 것이고
지금의 나는 정복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리 힘이 계속 빠지고 그나마 갔다 오면
며칠은 뻐근하지만 단단함이 느껴진다. 이 맛에 산에 가는 건가? ㅋㅋ
빙판길로 차량 진입이 용이치 않아 내려서 올라간다.(11;47)
상원사와 적멸보궁은 삼사 순례 길에 한번 와 본 곳이다.
초입부터 잔설들이 많이 남아 있다.
목탁 소리 ,염불 소리도 없는 조용한 산사에 청아한 풍경소리가 우릴 반겨준다.
원점회귀의 산행이니 눈으로만 흩고 바삐 나아간다.
적멸보궁 가는 길은 예쁘다는 표현을 쓰고 싶어진다. 심심찮게 한 구비 돌고
또 한 구비 나무 안전바도 되어있고, 앙증맞은 석등 까지도 정겹다.
사자암도착(12;39)
겨울채비용 땔감도 보이고 간간히 기도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잠시 추억에 젖어 시간을 지체하고 적멸보궁을 향해서 오름길로 접어든다.
석가모니불을 입으로 가만히 불러 보면서 올라간다.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아지고
정신은 집중되어 진다.
부처님을 되내이며 친구들을 하염없이 기다려도 보고
적멸보궁 입구가 정갈하게 새로이 정비 되어 있다.
스님의 염불소리가 경내를 울리니 이 추운 날에도 밖에서 기도를 올리는
신도들이 더러 있다.
머물러 염불소리에 젖고 들고 싶지만 삼배의 예를 드리고 발길을 돌린다.
비로봉 가는 길(1.4km)
눈으로 인해 보행이 어렵다. 좁게 길이 만들어 져 있어 평행봉 걷는 기분이랄까ㅎㅎ
때 늦은 점심을 감시초소 옆에서 해결 하는 울 팀 발견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우리는 그대로 비로봉을 향해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오름길의 최정점을 찍고 있다.
반가운 산우들 만나니 더 없이 좋다(14;06)
밥 먹고 기다릴 친구생각에 서둘러 하산 준비 추억은 아름답기에 단체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빛날 이시간이 영원하기를 바라면서...
푹푹 빠지는 눈길을 뛰다 걷다 반복 하다 보니 어느새 사자암 다 온거나 진배없다.
잠시 내린 눈으로 새 하얗게 치장한 절의 기와가 눈에 선명하게 각인된다.
같은 계절에 두 번의 방문
동행인도 다르고, 마음도 다르기에 늘 새롭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 하루를 살수 있다.
매일이 다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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