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엘범/여행후기

2012년 백암산에서

酒樂人 2012. 1. 3. 18:52

 

밤길 나서 본지가 까마득하다. 언제 였던고?

아스라한 기억을 되짚어 봐도 울 서방님도 모르겠다네

가방을 꾸려 본다. 이것저것 내다놓으니 난전시장이다.ㅋㅋ

꾸리는데 이골이 났지 싶은데도 뭉기적거린다.

서로 다른 두 마음이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매번 다른 핑계를 찾아

머리 굴려본다. ‘안된다 태순아! 잘 차려진 밥상에 수저 들고(모씨 인용)먹여 달라고 하면

아니되잖느냐.. 나이도 솔찮은데 갈 수 있을 때 부지런히 쫒아 다녀라.‘

 

둘째 아이에게 여러 당부를 하고 집을 나선다(2010-10:00)

택시가 꼬부랑길을 달린다. 이해를 할까? 오해를 할까?

시간 단축도 안되고, 요금도 저렴하지 않는데 머할라꼬? 골목길만 누빌까? 의문이다

 

새해 첫 산행지 울진 백암산(1004M)

성서에서 법원까지 당도한 버스 안이 붐빈다. 33명

만나면 좋은 친구 끼리 바쁜 수인사를 나눈다.

하나 바쁠 것 없는 시간 해돋이 인파와 접할 시간도 아니고 하니 도로 사정도 좋다.

우리의 산행지 도착

잠잠한 날씨 덕을 볼라나 새벽인데도 한기가 별로 들지 않는다.

떡도 먹고, 빵도 먹고, 밥까정.. 그다가 온천탕까지 제공 이런 호사를 ㅋㅋㅋ

나누는 정이야 점심때가 최고다.

젓가락만 들고 다녀도 흉 잡히지않을 정도의 인심이 산에서 허용이다.

새해 산행 넉넉하게 시작 한다.

 

뱃 속도 든든하니 이제 슬슬 나설 때(2012-04:30)

우리 말고도 버스가 여러 대 정차 해 있다.

33명의 옥저 인들이 새해 첫 산행에 별 들이 반짝이는 기분 좋은 날.

줄지어 따라 오는 건 도깨비 불(랜턴)ㅎㅎ

코에 느껴지는 솔향기, 조곤조곤 거리는 우리네 얘기 까지 행복한 시간이다.

재 넘어가면 옛 보금자리 였던 영양 수비라네 신혼시절을 그 곳에서 보냈는데

어디쯤 일까 잠시 먼 바라기를 해 본다.

 

 

 

 

자박자박 소리의 여운이 우리나라 산천을 누비는 산 꾼들로 인해 도시는 잠들어도

산은 일찍이 깨어 대지를 달굴 것이다.

가슴 마다 큰 기대와 꿈을 가지고 남에게 뒤질세라, 해 못볼세라, 정기 못 받을세라..

산책 길 같기만 한 길이 오를수록 빙판길로 변해 있다. 새로이 정비를 한다.

아이젠 착용 훨 수월 하고 안심이 된다.

안전 산행이 우선시 되는 야간산행 많은 산 꾼들로 일행이 많이 흩어졌다.

구력이 얼만데 다들 잘 가고 있겠지 생각하며 나아간다.

 

산행 후 처음 만나는 선두 조(06:16)

패이스 조절 하고 있으시단다.

능선 길의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인고의 시간을 견디는 자만이 누릴 수 있게

어떤 산이든 결코 만만히 정상을 허락 하지 않는다.

시간 가늠을 해 본다 정상에서 적게 버틸 시간에 맞추어 도착해야 하는데

바람 땜에 쉴 수도 없다. 최대한 천천히 걷는 도리 밖에...

 

정상도착(07:00)

 

반상원씨의 생강차로 몸을 녹여 본다.

손시려, 발시려, 어얄까나? 올라 온게 아까워 내려 갈수도 없고 주구장창 하늘만 바라본다.

 

오늘의 해는 매일의 태양이 아니고

우리네 마음을 새로이 강건하게 해 줄 것이고,

자신과의 약속, 새 맘으로 또 다른 나를 꿈꾸고자 하는 강렬한 마음들이 이 혹한기에도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해를 기리고 있다.

 

새색시 연지 같은 어여쁜 해가 떠 오르고 있다.

 

기다림의 애달픔이 녹아든다.

경건함에 절로 두 손 맞잡아본다.

 

 

 

 

올 해 첫 소망 이루었으니 반은 이룬거나 진배없다.

추위에 장사 없어 서둘러 하산 준비를 한다. 가파른 하산 길로 인해 줄이 길게 늘어선다.

추위로 마음이 바쁘지만 언 몸을 해 가지고 빙판길 조심에 조심을 기해야 한다.

겨울 첫 눈을 이렇게 접해본다.

하산 길에 본 백암산 풍경 쭉쭉 빵빵 소나무 숲이다.

새해의 기운을받아서인가?  백암산이 아기자기 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목욕재계 하고 뜨신 라면 먹고, 놀고 대구로 향한다.

옥저가 젤로 좋아요.

울 님들! 올 한해 대박 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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