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 갈등의 뿌리는 故이병철 회장
94년 - 제일제당 경영권 놓고 이건희·이재현 1차 격돌
95년 - 삼성, 이재현 회장 집쪽에 CCTV 설치했다 철거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은 맹희·창희·건희 등 세 아들을 뒀다.
장남 맹희씨는 원래 이병철 창업주의 후계자로 유력했었다. 그러나 1966년 한국비료(韓肥)의 사카린 밀수사건 처리 과정에서 이병철 회장의 눈 밖에 났다. 맹희씨는 훗날 자서전과 인터뷰를 통해 "당시 동생 창희가 청와대에 아버지에 대한 투서를 했는데, 아버지는 내가 투서를 보내는 일에 직접 가담한 것으로 잘못 알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맹희씨는 결국 후계자 자리를 막내 건희씨에게 넘겨주고 경영 일선을 떠났고, '비운의 황태자' 소리를 들으며 사냥에 열중하기도 했다. CJ 이재현 회장은 바로 맹희씨 아들이다.
1987년 이병철 회장 별세 후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을 물려받는다. 이어 삼성과 CJ는 계열분리 과정에서 갈등이 폭발하고 말았다. 1994년 10월 이건희 회장은 사장단 인사에서 당시 비서실 차장이었던 이학수씨를 제일제당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보냈다. 이학수씨는 제일제당 입성 후 이재현 회장(당시 상무)과 손경식 회장(당시에도 회장)을 이사회에서 배제시키려 했고, CJ(제일제당) 측은 "제일제당을 빼앗으려는 이건희 회장의 포석"이라며 집단반발했다. 삼성은 "CJ의 경영을 도와주려 했다"고 설명했으나 CJ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삼성은 1995년 3월 이재현 회장의 서울 장충동 집 이웃 옥상에 이재현 회장 집 출입자와 집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CCTV를 설치했다가 CJ 측 반발로 철거했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CJ는 1997년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됐음을 공정위로부터 공식 인정받았다. 창업주의 장자계열 회사가 모그룹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나야 했던 것인데, 이후 두 그룹은 완전히 남남이 돼버렸다